수강생 후기

18기 금융사관학교 후기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허진성 작성일16-07-30 14:03 조회2,853회

본문

고등학교 2학년, 사회탐구 내신과목의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었던 한 남학생은 따분하고 그저 지루하기만한 세계사 과목을 피해 도망치듯 경제를 선택했고, 고등학교 2학년, 한 남학생이 아무 노력 없이 듣기엔 ‘경제’라는 과목은 그저 생소하고 어렵기만 했다. 이 학생이 수업시간에 선택했던 건, 하얀 노트를 빼곡히 경제학에 대한 용어와 설명들로 가득 채운다기보단, 열심히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교과서에 빨간 줄을 긋기보단, 두 팔을 모으고 머리를 기대어 잠을 청한다거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시계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한 남학생에게는 경제는 ‘그저 불편한 과목’, ‘똑똑한 애들이나 내신 따려고 것’, ‘수능 비인기 과목’일 뿐이었다.
 
어느 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대학교 1학년, ‘경제’를 기피하던 남학생은 대학생이 되었다. 마치 세상이 장난이라도 친 듯, 이 학생의 전공과목 중에는 ‘경제학원론’이 포함되었으며 편입을 준비하는 이 학생에게는 경영, 경제 기초 시험인 ‘매경 TEST’의 점수가 필요하게 되었다. 현실의 맞닥뜨린 이 학생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아, 고등학교 때 경제 공부 좀 할걸.....”이었다. 경제 기피자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시작한 경제 공부는 초입에 발을 들인 초보등산객의 눈앞에 펼쳐진 높은 산처럼, 새끼 가젤의 뒤를 쫓아오는 노련한 사자 한 마리처럼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막연히 공부를 시작한 것 같다. 학교 도서관에 앉아서 600페이지 가량 되는 ‘맨큐의 핵심경제학’을 해가 지도록 뒤져보며 한숨 쉬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3월, 5월에 있었던 매경 TEST에서 이 학생은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했다. 대학교 1학년, 한 남학생에 경제는 ‘비 오는 날, 짐꾼에게 맡겨진 소중한 짐’처럼 힘들고 버려버리고 싶지만 꼭 가지고 가야하는 무거운 것이었다.
 
어느 날, SNS에서 동네 형이 한 포스트에 ‘좋아요’를 눌렀다. ‘금융사관학교 18기 모집’이 바로 포스트의 제목이었고, 그 아래에는 모집요강이며 수업내용에 대한 것들이 쓰여 있었다. 그냥 호기심이 들어 명문대를 다니는 한 친구에게 같이 다니자고 권유했지만 퇴짜를 맞고 솔직히,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지원서를 넣었다. 그리고 얼마 후 합격했다. 합격 후 처음 온 연락은 10만원의 수업료를 지불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 시간도 돈도 없는데 그냥 하지말까 고민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돈을 냈고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맨 처음 수업 듣는 날은 비가 왔었던 것 같다. 좀 일찍 도착한 금융사관학교에는 한 양복을 입은 삼촌이 있었고 우리에게 이름이 적힌 명찰을 나누어주셨으며 또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간식을 나누어 주셨다. 곧이어 수업시간이 되었고 강사님이 들어오셨다.
 
딱 이때, 이때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중 고등학교 시절을 모두 강남 대치동에서 보낸 나는 학교와 학원을 통해 수업을 잘한다고 소문이 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런데 금융업이 주업이신 이 강사님께서도 유명 강사들 못지않은 수업력을 가지고 계셨다. 어려운 경제 용어나 세계적으로 발생했던 경제 사건들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스토리 텔링식으로 설명해주셨고 중간중간 앞에 있는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질문을 통해 학생들에게 거수를 시키는 등,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며, 또 재치 있는 유머를 수업에 섞으셔서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잃지 않게 유지시켜주셨다. 4시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도 금방 가게 해주셨다. 마치 시간을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마법사처럼 말이다. 또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경제를 흥미를 느끼고 다가갈 수 있게 해주셨다.
 
수업을 들을 후 내 방에는 경제 용어가 써진 포스트잇이 방 벽면에 덕지덕지 붙어있고 짜증나기만 했던 경제전공 책이 책상 위 책꽂이에 꽂혀있다. 또 얼마 전 조회해본 7월 ‘매경TEST’에서 공인 점수로 인정되는 ‘우수’단계를 받았다. 7월 시험을 푸는 중에 금융사관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상기되어 문제 푸는 데 수월함을 느꼈다.
 
어떤 사람들은 금융사관학교에 대해 가격이 부담스럽다거나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참여를 꺼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금융사관학교는 경제학에 대해 가장 친근하게 접근하고 즐겁게 배우는 ‘인생수업’이었다. 다음 과정도 참여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보는 그 누군가가 동네 형이 누른 SNS의 포스트처럼 당신에게 금융사관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끝마쳐본다.